달을 보고 음력으로 며칠인지 짐작해본다
손톱처럼은 아니고
윗 입술 만큼만 부풀어 올랐으므로, 며칠이겠군 조용하게 발음해본다
혼자 있을 때 발음해보는 일이 많다
내 입에서 조용히 소리로 태어나는 말들은
주로 형용사, 혹은 부질없는 부사들
동사와 형용사들은 그렇게 발음되어 나를 떠나고 발음되지 않은 것들은 오래 남는다
그것은 주로 명사, 혹은 사람의 이름
아침에 일어나
씻지 않고
어제 저녁 바닥에 내린 얼굴 그대로 창문 앞에 선다
은행잎들이 길의 한쪽을 이미 덮고 있다
지금은 뭐라고 불러야 하는 계절인가
망설이는데 입 안쪽이 까끌하다
어디 시원한 물 한잔 없을까
일요일 오전 열 시 사십 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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