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스스로 죄책감을 갖거나
귀중한 시간을 허비 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또한 하나의 온전한 행위이며 그것 자체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내가 해질무렵 집으로 돌아와 분주하게 무엇인가를 쌓아올리고 쌓아올렸던 것들을 치장하고
허물고
이리저리 배회하고 이것과 저것을 명확히 구분하고, 그 방법을 배우고
인간사에 대하여 심사숙고 하였다고 하여서
그것이
양말도 벗지 않은 채 침대에 걸터앉아 숨이나 고르게 내뱉고 있는 것보다 더 의미있지는 않다.
살아있다면 그 모든 행위는 동격이며
우주가 끝없이 흘려내려주는 저 불멸의 시간 앞에서
행위와 비행위는 곧 단일어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무언가를 해야한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가끔 방문을 열어두거나
서랍에서 하모니카를 꺼내 내 입과 저 우주 사이에 악기를 두는 것.
그러나 나는 그것들을 했음에도
'집으로 돌아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라고 말할 것이다.
아직은 뺨이 저절로 뜨꺼워지는 나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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