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있으면 가슴이 쿵쾅거리지 않으시나요.
전 그렇습니다.
하나의 온전한 우주가 내 손바닥 위에 올려져있다는 것.
아직 아무것도 얻어낸 것 없이 목마른 생을 걸어가는 내게 얹혀진 우주의 무게.
씨앗은 어디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작년에 심은 씨앗에서 결실로 얻은 것입니다.
작년의 씨앗들은 그 전 해의 씨앗에게서 온 것입니다.
태초의 씨앗에서 오늘의 씨앗까지 이어져 온 것입니다.
그 씨앗을 이번엔 제가 지구 속에 넣어주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그 씨앗이 지구을 끌어안고 사랑하는 동안, 그 모든 생애에 제가 관여하고
관계되어진 것입니다.
제 손과 함께 흙속에 묻혔던 씨앗들은 그대로 지구 속에 남고 저만 걸어나와 다시 도심 속에 묻혔습니다.
도시로 돌아와
어깨엔 카메라를 메고
해지는 벽에, 벽이 되어 자라고 있는 담쟁이를 오래도록 보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무엇이든 오래 바라봅니다.
그래서 계절의 이름도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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