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을 보내주신다고해서 주소를 어머니께 불러드렸습니다.
서계동이라고 말했는데 꼭 서개동이라고 쓰실 것만 같아서 몇번이나 계, 계, 계 불러드리다가
이유 없이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아픈 무릎을 접으며 올라오셨다가 영등포에서 무궁화를 타고 내려가신 어머니
나이들어 혼자 사는 아들이
밥은 먹는지, 이불은 덮는지 보려고 올라오신 어머니
쌀이 없구나 아들아
퇴근하니 현관 앞에 택배가 와 있었습니다.
서개동이라고 쓰여 있는 어머니의 삐뚤한 글씨
그걸 힘줘 쓰셨을 굵은 손
주소를 틀리게 적었는데
쌀은 아들에게로 정확히 찾아왔습니다.
택배회사에서 비슷한 이름을 찾아 낸 것이겠지만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저는 오늘 밤 생각합니다.
마음은 마음에게로 가려고 하고
몸은 몸에게로 가려고 해서 혼자 누운 저녁이 쓸쓸한데
틀린 주소를 용케 알고 온 저 쌀꾸러미를 보니
또 무언가 살아갈 힘이 생기는 것만 같습니다.
그건 쌀의 힘이고
그건 어머니의 힘이고 마음이 마음을 찾아오는 그런 힘입니다.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데
생은 모든 것이고 모든 것이어서
오늘 저녁은 아프고 기쁘고 울고 웃고 그렇습니다.
주소를 잃은 나도
결국 당신에게 온전히 가 닿을 것입니다.
잘 삽시다.
내 자신에게 다짐하며 이마와 가슴을 내 손으로 쓸어내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