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황의 사막에 누웠을 때 내 얼굴 위로 별들은 얼굴처럼 빛나고 있었다. 낯이 익어, 어디서 봤더라 오래 생각했다.
그 가을. 당신과 함께 만난 그 감나무. 잎의 짙은 배경 사이로 열매들은 얼굴처럼 빛을 뿜었다. 나는 저 감나무좀 봐. 열매를 좀 봐. 어디서 본 얼굴같아. 당신께 말했었다.
아름다운 것들은 이제 얼굴처럼 빛난다. 아니 그것 자체로 얼굴이다.
세상의 모든 구름, 모든 열매도 얼굴.
세상의 모든 강물과 돌과 바람은 얼굴. 하나님도 얼굴. 각자의 얼굴을 가진 하나의 별.(나는 이렇게 말하겠지만 예를들어 구름은 달리 말할 것이다.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구름처럼 빛난다. 세상의 모든 열매는 구름, 세상의 모든 강물과 돌과 바람은 구름. 하나님도 구름. 이렇게 말할 것. 그것도 맞는 말이다)
그리고 모두의 얼굴은 길고 짧은 여행을 위한 각자의 이정표. 나는 여기로 이렇게 가고 있어요. 타인에게 정면으로 보여주는 지도 같은 것.
당신과 만나게 된 그 감나무. 하나의 나무에 웃으며 빛나던 수많은 얼굴들.
당신과 나의 얼굴을 함께 열매로 매달고 있던 나무.
나와 타인. 꽃과 바람, 고양이와 날으는 새. 강물과 돌. 사막. 구름과 소나기를 함께 열매맺은 그 나무. 바람이 불어 흔들리는 잎들 아래, 오늘 저녁의 이 우주. 당신과 나의 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