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또는 그 옆집

2010.10.27 05:45:38


새벽에 깨어나 엎드린 채 귀기울이면

누가 소리를 내는지 알게 된다. 

외로운 것들. 

외로워서 모스 부호처럼 저를 알리는 신호들.


옆집 또는 그 옆집.

누군가 홀로 일어나 티비를 보고 있다. 

드라마의 대사가 침묵할 때

몸을 크게 구부렸다가 내뱉는 기침 소리가 들려온다. 

아픈 채 일어나 앉은 그는

아프고 외로운 저 자신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써 티비를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브라운관에서 나온 빛이 그의 얼굴에 푸르게 닿고 있을 것이다. 


바람도 소리를 내고 있다. 

신음을 닮은 그것. 

멈추면 죽는 존재가 저의 몸을 도시에 긁어, 저를 겨우 알리는 소리.


누군가는 나처럼 문득 깨어나

다시 잠들지 못한 채 누워만 있을 지도 모른다. 


소리 들으며.



글을 써야 한다. 

누군가 엎드려 내 글을 가만히 읽어줄지도 모른다. 

아무도 내 글을 읽지 않는다해도

나는 쓰며, 내 글을 읽는다. 






댓글 '7'

sappho

2010.10.28 16:43:46

 

네, 그래요.

종종 일어나 이른 커튼을 걷고

빈그릇 앞에 웅크리고 모여 있는 고양이들에게 아는 척을 하며

베란다 문을 열고 맨발로 성큼성큼 항아리 속의 밥을 꺼내어 주기도 하지요.

 

잘은 모르지만

검색하다 우연히 들렀지만

바탕화면에 저장하고 반년은 되었나 봅니다.

 

글을 쓰세요.

아무도 안 읽어도

외롭거나 외롭지 않은 누군가 읽어도

글을 쓰세요.

훈훈해서 잠시 외롭다는 생각을 잊을 수 있도록~

 

 

[레벨:7]지구멀미

2010.10.31 15:07:40

그래야겠어요. 누군가 타인이 읽어주길 바래서 글을 쓰는 것은 아니고, 그저 나 자신에 대한 고백이니까

글을 써야 겠어요.


삶이 어떠하다해도, 고백은 필요하니까요.


고마워요. 



kchejj

2010.11.12 02:17:02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해 쓰는 글은 아니라해도 누군가는 오랜만에 올라온 글이 반가워 그 글을 읽다가 

또 외로움이 조금 달래지기도합니다


잘 계시지요?


저 역시 잘..

가을고양이

2010.11.14 23:25:03

잘 지내시죠?

바람이 많이 차네요

감기조심하세요 :)

석이

2011.01.03 01:49:19

잘..읽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레벨:7]지구멀미

2011.01.03 20:53:26

비운 사이. 답글 주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유니

2011.02.13 22:37:41

저, 느릿느릿 가끔씩 들러 읽고 있습니다. 오랫만에 인사 남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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