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걸면 그녀가 말하곤 했다.

나도 지금 당신께 전화를 하려던 참인데요 

당신 생각하면서 전화기를 바라보니, 바로 벨이 울려, 놀랐어요.


내가 보내고 있는 중에 그녀에게서 같은 내용의 문자가 온 적도 많다. 

서로 한 단어를 동시에 말하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

오래 만났으니 습관과 감정, 그리움의 주기도 닮는 것.

신기한 일은 아니었다.


헤어진 뒤에도 그럴까.

어제는 그대가 무척 보고싶어 하루종일 아팠는데

당신도 그랬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같은 주기로 출렁이는 사랑과 그리움의 원액을 서로 나눠갖고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함께 아프고 그립고, 어떤 날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 


그러나 언제까지나 당신과 내가 함께 출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나와 당신을 흔들던 그 사랑의 힘도 빛을 잃어 결국 잿빛 무덤처럼 쓸쓸히 사라져갈 것이기 때문. 


헤어진 다는 것은 그러한 것.

서로 나눠갖고 있는 사랑과 그리움의 원액이 마음 속에서 조금씩 소멸하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는 일. 


오늘 조금 더

그리고 내일 희미하게 조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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