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무심코 전화를 하려다 놀라서 그만 둔다. 우리는 헤어진 것.
여보세요? 일어났어? 하는 말들이 습관처럼 빈 입에서 맴돌다 사라진다.
헤어짐은 만남이 종결되는 그 한 순간 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존재와 행하던 사소한 일들을 더는 하지 못할 때 그 순간순간이 모두 헤어짐이다.
오늘 아침 전화를 하려다가 그만 둔 것. 함께 자주 가던 그 식당 앞을 홀로 지날 때. 1002번 버스 정류장. 꽃을 보고서도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없을 때. 그 순간. 함께 할 수 없는 모든 순간들.
주인을 잃은 기억들이 마음 속에서 생겨났다가 사라져가는 것 역시 헤어짐에 속한다. 상실을 구체적으로 체험하는 삶의 순간들.
아, 이건 당신이 좋아하던 색이었는데, 이 노래는 그때 들렸던 것..... 그것을 떠올릴 때, 그 순간 역시 헤어짐이다.
헤어진다는 것의 본질적 슬픔은 그것이다. 헤어짐 뒤 헤어짐이 오래 반복하여 생겨난다는 것.
그러나 헤어짐이 매번 반복하여 일어나는 것처럼 생각해보면 사랑도 그러했다.
당신과 사랑할 때 사랑은 매순간 반복하여 생겨났었다. 그때. 남산을 걸어내려오다 들렀던 커피숍. 그곳에서 음악에 맞춰 웃으며 노래하던 당신. 꽃을 보니 그대가 생각났었다는 메시지에 "나는 당신을 보면 꽃을 생각하는걸요" 라고 내가 회신 보낼 때.
그 순간 순간. 매번 다시 생겨나던 사랑.
그렇게 당신과 만날 때 매번 생겨나던 사랑처럼, 이제 내가 느껴야 하는것은 매 순간의 헤어짐이다.
그렇다면 이제 나는 얼마나 더 당신과 헤어져야 하는 것일까.
아마도 당신을 만나는 동안 생겨났던 그 사랑과 동일한 분량으로 헤어짐을 겪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오래도록
당신과 매순간 순간 헤어져야만 한다.
